k긴급인터뷰l조일정상회담과 평양선언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대담록은 9 17일에 평양에서 진행된 조일정상회담과 거기에서 발표된 q조일평양선언r 관련해서 연합뉴스의 강진욱 기자와 조국평화통일협회 강민화 홍보국장이 서울도쿄간 이메일을 통해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편집부)

진짜를 뒤에 감추고 허상을 앞세우는 자세

강민화 :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한지 10여일 만에 조일관계 100 역사상 처음으로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으로 평양에서 조일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q조일평양선언r 발표되었습니다. 그런데 회담이 끝나고 보니까, 북측이 일본측에 e납치문제f에 대해서 e시인·사죄f했다는 너무나도 뜻밖의 발표가 있어서 특히 여기 일본에서는 -당사국이라는 입장을 이해한다고 해도- 마치나 그것이 이번 회담과 공동선언의 초점이라도 되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비춰보면 지난번 인터뷰가 잘못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인식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오늘 다시 이렇게 후속인터뷰를 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이번 정상회담과 평양선언에 대해서 검증해 봅시다.

강진욱 : 이번 고이즈미 방북은, 지난번 인터뷰때 밝혔듯이, 일본 정부 또는 고이즈미 개인의 노력이나 희망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미국과 조선간의 군사적 대치상태에서 연유하는 한반도 냉전체제가 조선의 정치.외교.군사 전략에 의해 서서히 와해되는 과정에서 거쳐가야 일종의 통과의례었습니다. 미국이 자국을 정점으로 하는 -- 3국의 대북적대공조체제를 부득불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본의 총리대신을 평양에 보낸 것이었습니다. 셀리그 해리슨씨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소위 '북한통'이나 서방 언론들이 고이즈미 총리의 '결단' 선전하면서 "부시도 모르게 결정했다" 견해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부시 대통령은 몰랐을 있겠습니다만 일본이 미국의 내락 없이 고이즈미의 방북을 결정했다는 주장은 한반도 문제의 본질을 도외시한 주장일 뿐입니다. 일본 총리는 식민지 과거 청산과 배상 또는 경제지원을 약속하는 합의서에 서명한 "수교를 위한 걸림돌이 해소됐다" 선언했고 일본은 수교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시비하는 일본내 극우세력까지 고이즈미 내각의 북일수교 방침에 대해서는 전혀 이의를 달지 않습니다. 남측(한국) 미국 정부 역시 같은 목소리로 고이즈미 총리의 '결론' 화답하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이는 바로 '고이즈미 방북' 사실상 '북일수교' 전제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고이즈미 총리 자신이나 일본 정부 특히, 그동안 미국을 추종하며 대북적대정략에 몰두해온 일본 극우세력에게는 어쩌면 대단히 고통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고이즈미 방북 직후 일본 미국 등이 합창하고 있는 " 위원장 사과 - 납치 문제 해결" -- 대북 적대공조체제를 떠받쳐 '일본인 납치 사건'이라는 카드를 버리면서 부득불 일본의 대북 수교를 허용해야 하는 궁색한 처지를 위장하기 위한 수사라고 있습니다. 한반도 정세 격변의 기류에 떠밀려 대북 관계 개선에 나서고 지금까지의 대북적대시정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 적대시정책이 과거에는 합당했다" 강변하는 것입니다. 고이즈미 총리와 일본 외무성의 다나카 국장 등이 정작 강조한 것은 "사과를 받았다" 아니라 - 물론 - 언론은 부분만을 대서특필하고 있습니다만 - "사과를 받았으니 서둘러 조선과 수교교섭을 해야 한다"입니다. 북조선에 대한 식민지 역사를 청산하고 이를 보상함으로써 북조선의 요구에 따라 양국간 적대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회담이었음을 감추기 위해 ' 위원장 납치 시인 사과' 앞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진짜를 뒤에 감추고 허상을 앞세우는 일본인 특유의 노력이 지나쳐 허상을 과장하고 조작한 것으로 있습니다.

일본측의 납치 e시인·사과f발표에 대한 의혹

강민화 : 이번 회담과 선언에 대해서는 남쪽(한국) 말할 것도 없고,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나라들, 심지어 미국에서까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국내여론도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유감하다고 하면서도 이번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거나 환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e납치문제f 또는 e공작선문제f로 북측이 시인, 사죄, 관계자 처벌과 재발방지를 표명한데 대한 파문 때문에 이번 회담과 선언의 의의가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납치란 있을 없다고 믿고 그렇게 주장해온 우리로서는 충격이 아닐 없었으며,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없습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런데 조일간의 비정상적인 상황속에서 일어난 이 불행한 이번 일과 관련해서 일본에서는 이와는 별도로 취급되어야 할 과거청산 문제가 이 일 때문에 유야무야되는듯한 상황에 있으며 다시 나어린 재일동포 학생들이 피해를 입거나 조선학교들에 협박전화가 걸려 오는 등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납치문제f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진욱 : 무엇보다 이번 고이즈미 방북 결과로 우리 동포들이(총련계든 민단계든) 물심 양면의 고충을 겪고 있는데 대해 안쓰러움과 노여움을 느낍니다. 이는 소위 '조선(북한) 의한 일본인 납치 사건' 관련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언급을 일본측이 왜곡 전달하는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북이데올로기를 조장해 일본 정부내 극우세력이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추태를 벌이고 있다고 있겠습니다. 북측 또한 이런 눈앞의 상황을 일단 관망하고 있습니다.

정상간 대화록이나 회담 결과인 '- 평양선언'보다 일본 당국자들의 발언과 언론 보도를 맹신하는 분위기라면 이상 어떤 말을 해도 ' 귀에 읽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봅니다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이즈미 총리에게 납치 문제를 시인하고 사과했다는 세간의 '풍문'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고이즈미 총리와 위원장 사이의 회담 결과가 공식 발표되기 직전 일본의 교도통신은 다음과 같이 보도했습니다. w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7 평양에서 열린 .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언급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위원장이 정식으로 일본인 납치사건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함으로써 지난 2000 10 이후 중단되어온 -일간 수교교섭이 재개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하략).x(2001.9.17 연합뉴스)

교도통신 보도는 고이즈미의 평양 단독 기자회견에 근거한 것으로 보이며 보도를 시작으로 - 양국 언론은 ' 위원장 납치 시인 사과' 대서특필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이즈미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w일본인 피랍자들의 안부를 확인했다. 북한은 문제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조사했다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밝혔다. 귀국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말이 없다. 문제에 대해 국방위원장은 "유감스런 일로 솔직히 사과하고 싶다. 내가 알고 이후에는 관계자들을 처분했다" 말했다. 이와 같은 일을 다시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일본은 신중하게 국교 정상화 협상에 응할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에게도 성의 있게 나서 것을 계속 요구해왔다. 납치문제와 과거사 등의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 관계 정상화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 현안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하략)...x(<고이즈미 평양 기자회견 요약> 연합뉴스)

곧이어 다나카 일본 외무성 아주국장은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에 더하여 관련자 처벌 북조선 특수기관의 맹동주의에 대한 위원장의 발언을 전달합니다. 다나카 국장은 일본인 납치 목적이 남한 침투와 일본어 교육을 위해서라고 위원장이 시인한 것으로 발언합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늦게 일본 정부가 공개한 정상 대화록에는 핵문제, 미사일문제, 공작선문제, 수교문제, 남북관계, 북미관계, 지역신뢰조성 한반도 현안이 망라돼 있지만 신문 방송이 떠들어댄 '납치 문제' 그중의 일부분이었으며 그나마 한국 언론에는 아예 납치 부분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언론은 대화록을 들먹이면서 "김위원장 납치 시인 사과" 반복하고 있습니다. 사태의 본질은 도외시하고 지엽말단을 침소봉대하는데 열을 올리는 것을 보면 조직적인 언론공작이 진행됐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입니다.

일본 공안 당국은 이미 고이즈미 방북 전부터 치밀한 언론공작을 준비해오고 있었습니다. 고이즈미 총리 방북 나흘전인 913 일본의 지지통신이 ' 위원장 문세광 저격 사건 사과' 타전하고 이를 AFP통신이 전달하면서 남측 언론들이 이를 받아쓴 것이 예입니다. 지지통신 보도는 지난 4 박근혜 의원이 평양을 방문해 위원장을 만났을 위원장이 1974 815 발생한 저격사건으로 의원의 모친 육영수씨가 사망한데 대해 사과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의원은 평양 방문 직후 사건을 직접 거명하며 "이들 문제에 대해 사과도 받지 못했다는 식으로 비난하지만 나는 사과를 받기 위해 평양에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지지통신 보도에 대해서도 강력히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도는 여과 없이 몇몇 국내 일간지 14일자 지면에 올랐습니다. 지지통신 보도는 1972 1.21 사태에 대해 위원장이 의원에게 정식으로 사과한 사실에 비춰보면 그럴듯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1974 8.15저격 사건에 대해 위원장이 의원에게 사과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소설이고 작문입니다. 위원장이 고이즈미 총리에게 '납치 사건' 또는 '공작선 사건' 등에 대해 사과하며 '맹동주의' 언급했다는 일본 당국자들의 주장 역시 1.21사건에 대한 북측의 해명을 교묘히 연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있습니다. 1968 발생한 1.21사태에 대해서는 이후락 정보부장이 1972 평양을 방문했을 김일성 주석이 정식으로 사과하면서 사건을 임의로 저지른 소위 '맹동주의자'들을 철직시켰다고 밝힌 있습니다.

다음은 일본이 조선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주장하는 소위 '납치자 생사 확인 명단' 부분을 보겠습니다. 정상회담 당일에는 조선측이 일본측에 전달했다고 알려졌지만 엿새가 지난 23 한국 신문들은 '조선측 통역' '일본측 통역'에게 전달했다는 식으로 보도합니다. 말이 바뀐 것입니다.

국민일보 기사입니다. "-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 일본 외무성이 북한에 납치당한 일본인 사망자 관련 정보를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논란이 일자 일본 외무성은 20 북한이 지난 17 - 정상회담때 일본에 전달한 일본인의 생사 조사 자료를 언론에 공개했다. 문서는 북한 적십자중앙위원회가 일본 적십자 앞으로 보낸 A4용지 2장으로 8명이나 되는 사망자의 경우 생년월일과 사망일자가, 생존자의 경우 생년월일만 기재돼 있다. 일본 외무성은 17 평양에서 -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문서가 마철수 북한 외무성 국장의 통역을 통해 다나카 히토시 일본 외무성 아주국장 통역에 전달됐다고 밝혔다....(하략)..."(2001.9.23 국민일보 <- 정상회담전 사망자명단 받았다>)

국민일보 외에 몇몇 신문들이 위와 같은 내용을 기사하면서 타살이나 총살이니 하느 엉뚱한 상상을 전개하고 있지만 북측 마철수 국장의 통역이 일본측 다나카 국장의 통역에서 '일본인 납치자 명단' 건넸다는 것은 있을 없는 일입니다. 정상간 상봉에서 논의될 없는 문제가 실무자 선에서 논의됐다면 이해가 가지만 도대체 어느 나라 외교부의 '국장 통역' 이런 중대 문건을 취급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국장이 다나카 국장에게 건넸다는 거짓말은 차마 못하겠고 국장의 통역을 들먹이며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것입니다. 고이즈미 총리에서 다나카 국장으로, 다시 다나카 국장의 통역으로 서서히 격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생사자 확인 명단 부분은 당초 마철수 국장이 다나카 국장에게 건넨 것으로 있다 언론 등이 추궁하자 뒤늦게 '통역' 수준으로 격을 낮춘 것으로 보입니다. 속된 표현으로 국장이 총대 매기 싫으니까 통역에게 뒤집어 씌운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고이즈미 총리나 다나카 국장 등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입장을 전적으로 합리화하면서 북조선의 입장을 철저히 부정하는 부분은 일본측이 제멋대로 조작해 발설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밖에 없고 따라서 - 정상회담을 둘러싼 배경 내막을 처음부터 샅샅히 훑어봄으로써 이들 발언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원장은 모름지기 "- 관계가 좋지 않았던 기간에 일본측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있었다면 그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정도로 말했을 것입니다. 조선의 입장에서 이상의 언급은 불필요했고 - 평양선언 문구 역시 이런 톤입니다. 지난 10년간 일본과의 수교협상에서 확인된 조선의 입장은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조선은 고이즈미 방북을 불과 앞두고 진행된 적십자회담을 끝으로 일본의 '납치자 확인 요구' 대한 최종 답안을 제시했습니다. 조선이 1997년부터 행불자 확인 작업을 시작해 5 동안 확인한 사람은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데라코시 다케시씨와 일본인 사람이 전부입니다. 이상 조사할 이유도 필요도 없음을 일본측에 통보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자 일본은 막다른 골목에 빠져 버립니다.

지난 10년간 바로 '납치의혹 사건' 앞세워 조선과의 수교를 미뤄왔던 이들로서는 이에 대한 아무런 결론을 얻지 못한 가운데 한반도 정세에 떠밀려 "조선과 수교할 " 공언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한 것입니다. 평양 적십자회담 일본의 총리와 외무장관 기타 당국자들이 연일 외친 것은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납치자에 대한 추가확인을 조선에 요청하겠다" 것이었는데 말은 그네들이 강변해 일본인 납치 사건을 어떻게든 마무리해야 하는 절박한 심경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추가확인을 요청한들 5 동안 나온 '납치자' 며칠 추가로 확인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결국 이들은 가짜 납치자 명단으로 "조선측이 납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시나리오를 만들게 것입니다. 일본은 마땅히 그동안 북조선이 일본인을 납치했다는 자신들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인정하고 식민지 과거사는 물론 부분까지 조선에 엄중히 사과했어야 마땅했지만 일본은, 특히 '일본인 납치 사건' 관리하며 지난 10년간 일본 정부의 대북 접근을 방해해 일본내 극우세력은 ' 위원장 시인 사과'라는 얼토당토 않은 각본을 만든 것입니다.

한쪽 당사자인 북의 의도는

강민화 : 우리도 처음에는 일본측 발표 내용이 너무나도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그쪽으로 신경이 많이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또한 냉철하게 생각할수록 그것은 정상회담의 한쪽 당사자인 일본측의 일방적인 발표이며 또다른 당사자인 북측의 주장이나 발표를 접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가령 그렇다 쳐도 이것만으로 일본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있을까요?

강진욱 : 현재 조선이 일본의 행동에 대해 일절 대응을 하지 않고 있고 당분간 이런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입니다